영화 거짓말의 발명 소개
2009년에 개봉한 리키 저베이스 감독의 영화 *거짓말의 발명(The Invention of Lying)*은 그 시대의 코미디 영화들 사이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거짓말이라는 개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누군가 처음으로 거짓말을 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 영화는 바로 그 흥미로운 가정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영화 속 세계에서는 모든 사람이 진실만을 말한다. 누구도 사실을 왜곡하거나 감추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거짓말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거리낌 없이 표현하며, 때로는 지나치게 솔직한 발언으로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도 한다. 진실이 넘쳐나는 이 사회에서는 인간관계가 얼마나 단순하게 유지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갈등이 생길 수 있는지를 관객들은 실감하게 된다. 주인공 마크 벨리슨(리키 저베이스)은 이 세계에서 자신이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며 살아간다. 그는 평범한 외모와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성공이나 명성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그가 사랑하는 여성, 안나(제니퍼 가너)도 그에게 솔직하게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며, 그가 더 나은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이처럼 지나친 진실로 가득 찬 세상은 때로는 잔인하고, 인간적 위로조차 기대할 수 없는 사회로 비친다. 하지만 이 진실만의 사회에서 마크는 우연히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지게 된다. 이 영화는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거짓말'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거짓말이 과연 나쁜 것인지, 혹은 때로는 필수적인지에 대한 고민을 던지는 것이다. *거짓말의 발명*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면서도 그 속에서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웃음을 자아낸다. 리키 저베이스 특유의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는 영화 전반에 걸쳐 관객들에게 진지함과 웃음을 동시에 안겨준다. 진실만이 존재하는 세상이 과연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 사회일지, 아니면 그 속에서도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욕망이 여전히 충돌하는지를 영화는 탁월하게 보여준다.
줄거리
영화 *거짓말의 발명*의 줄거리는 단순하면서도 독창적이다. 주인공 마크 벨리슨은 소극적이고 평범한 인물이다. 그는 영화 속에서 자신이 다니는 직장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작가로 등장한다. 그의 주 업무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 대본을 쓰는 일인데, 이마저도 그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 늘 부진을 면치 못한다. 동료들은 그를 하찮게 여기며, 마크 자신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가 사랑하는 여인 안나 역시 그를 외모와 사회적 지위만으로 판단하며, 그와의 관계에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크는 은행에서 시스템 오류로 인해 거짓말을 처음으로 시도하게 된다. 마크는 은행 계좌에 돈이 전혀 없지만, 직원에게 거짓으로 금액을 말하자 직원은 이를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처리한다. 그 순간 마크는 깨닫게 된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만이 거짓말을 할 수 있으며, 그 거짓말은 모두에게 진실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 마크는 자신의 새로운 능력을 활용하여 그동안 겪었던 불운을 뒤집기 시작한다. 그는 더 이상 진실만을 말하지 않고, 거짓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겪었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자신의 글을 통해 인정받지 못했던 직장에서도 성공을 거둔다. 이뿐만 아니라, 마크는 자신의 거짓말로 다른 이들을 위로하기도 한다. 특히 그의 어머니가 병상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에서, 그는 천국이 있다는 거짓말을 통해 어머니를 안심시키는 장면이 영화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한다. 이후, 그의 거짓말은 단순한 개인적 이득을 넘어 사회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는 천국에 대한 개념을 퍼뜨리면서 대중에게 신적 존재처럼 추앙받기 시작한다. 이 부분에서 영화는 종교적 요소와 믿음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마크가 말한 거짓말로 인해 사람들은 그에게 맹목적인 신뢰를 보내고, 마크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거짓말의 연속은 마크에게도 큰 도덕적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그가 말한 거짓말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아니면 그들의 삶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마크는 거짓말의 책임을 느끼며, 점차 자신이 만든 세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영화의 결말은 마크가 자신의 거짓말이 불러온 결과를 진지하게 마주하며, 진실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순간으로 이어진다.
관람평
*거짓말의 발명*은 개봉 당시 코미디 영화로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영화의 독창적인 설정과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스토리는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진실만을 말하는 세계라는 설정은 단순한 웃음을 넘어서, 인간 사회의 복잡한 면모를 직시하게 만든다. 관객들은 이러한 설정을 통해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거짓말의 다양한 형태와 그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영화가 그리는 진실만을 말하는 세상은 때로는 지나치게 솔직하고 잔인하게 비춰지며, 이를 통해 우리는 '흰 거짓말(white lie)'이라는 개념이 왜 필요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요소는 코미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의 발명*이 단순한 웃음을 넘어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일부 비판도 받았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종교적 풍자와 사회 비판이 더욱 강해지면서, 영화의 코미디적 요소가 약해진다는 의견이 있었다. 마크가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는 과정에서 영화는 진지한 논의로 흐르며, 일부 관객들은 이 부분에서 기대했던 가벼운 웃음보다는 무거운 주제를 마주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키 저베이스는 이 영화에서 그의 특유의 냉소적 유머와 날카로운 사회 풍자를 적절히 배합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인간이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모습을 코미디라는 장르 안에서 풀어내는 그의 능력은 관객들에게 웃음과 생각할 거리를 동시에 제공한다.